1997년
부터
요리를
해왔습니다.
저는 1997년 일본에서 요리를 시작했습니다. 그때부터 지금까지,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다양한 요리를 해왔습니다. 자랑할 만한 건 많지 않지만, 오래된 기억 하나를 꺼내고자 합니다.
우리집에는 어릴적에 디딜방아가 있었습니다. 부모님께서는 고추와 곡물을 찧으셨고, 저는 그 디딜방아 아래에서 형과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.. 특히 우리집 디딜방아는 어린 제게 꿈쩍도 하지 않을 만큼 크고 무거웠습니다.
아부지 손 잡고 디딜방아를 밟았던 기억이 있습니다.
그리고, 또 다른 기억은 우리집에는 장독대 여러개 있었습니다. 그 중에 1개는 제 키 만큼 큰 간장독이 있였습니다. 간장독 안에는 숯과 마른 고추가 새끼 줄에 끼워 떠 있었고, 어머니께서는 “조금 더 있어야 간장이 되겠다”고 하셨습니다.
가을이 끝나갈 무렵에는 아부지께서 마당에 가슴까지 파묻힐 정도 땅을 파서 간장독 크기의 김장독 두 개를 묻으셨습니다. 하나는 고추가루 양념이 들어간 김치독, 또 하나는 고추가루 없는 백김치독을 묻으셨습니다. 그리고, 다른 날은 작은 독에도 무우말랭이 김치, 파김치, 깻잎 김치 등 작업을 하셨습니다.
어머니께서는 겨울 내내 김치와 백김치를 같이 상에 올리셨던 기억이 있습니다. 김장을 하고 남은 배추와 무우들은 아부지께서 마당 옆 또 땅을 파서 비닐을 깔고, 그 위에 볏을 깔아 움막을 만들어서 겨울 내내 얼지않게 배추와 무우, 대파 등을 저장하셨습니다.
계절이 바뀌고 겨울이 오면, 동지 땐 동지팥죽을 하셨습니다. 매년 큰 가마솥에 한가득 끓여서 1주일 내내 팥죽을 먹었습니다. 그리고, 동지가 지나고 정월 대보름에는 대추가 들어간 찰밥과 나물음식을 하셨습니다. 나물은 그 종류도 많았지만, 조리법도 안동 제사밥 나물 조리법으로 다양하고 독특했던 걸로 기억 됩니다. 그 양도 많아 1주일 내내 대보름 음식을 먹었습니다.
겨울 동안에는 두부도 직접 만드셨습니다. 가을에 수확한 콩을 아침부터 맷돌에 콩을 갈았고, 맷돌이 워낙 크고 무거워서 부모님께서 같이 맷돌을 돌리렸는데, 가끔 어처구니가 빠지곤 하면, 다 같이 웃음보가 터지기도 했습니다. 두부는 오후 3~4시 쯤에 완성 되었던 것 같습니다. 김이 모락 모락 났던 첫 두부는 집간장에 곁들여 먹으면 맛이 있었습니다. 두부는 겨울이 지나기 전에 1~2번은 더 두부를 만드셨던 것 같습니다. 이 외에 조청, 호박범벅, 도토리묵, 안동식해 등 한해도 거르지않고 하셨습니다. 특히 안동식해는 겨울 내내 끊김 없이 항상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.
시간이 흐르고…. 일본 동경 ‘ 천의 꽃(天の花) ‘ 근무 시절에 회사 초대로 방문하신지는 모르겠습니만, 일본 최대 간장 회사인 키OO 회장님께서 저희 매장에서 식사하신 적이 있었습니다. 한국 간장 얘기와 한국의 마산 간장 공장에 방문 얘기를 나누면서, 제 안에서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정이 올라왔습니다.
복어를 하게 된 계기
내 아버지는 제가 음식하는 것에 완강히 반대를 하셨습니다. 그런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저는 음식을 그만두려 애썼습니다. 하지만, 계속 이어지는 음식과의 인연은 쉽게 끊기지 않았습니다. 그 인연이 이어진다면, 언젠가는 복어를 해야겠다고 수년간 마음속에 간직했고 그리고, 시작했습니다.
일본 동경 ‘ 천의 꽃(天の花) ‘ 料理長 근무 시절